그래비티산드라 블록,조지 클루니 / 알폰소 쿠아론
나의 점수 : ★★★★★
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차기작이 SF영화에 배경이 '우주'라는 소리를 접하자 마자 걸작이 탄생하겠구나 싶었습니다.
일부러 예고편, 스토리 등 그 어떤 것도 접하지 않은 채 개봉만 기다렸고
오늘 회사에서 퇴근하자마자 극장으로 달려갔습니다.
저는 영화가 끝나고 스텝롤이 다 올라올 때까지 앉아 있습니다.
아니 도저히 일어설 수가 없었습니다.
수많은 생각들이 제 머릿속을 채웠고, 터져나오는 음악이 영화를 떠올리게 만들면서 압박했기 때문입니다.
영화는 산드라 블록과 조지 클루니, 두 사람만 나오지만 너무나 작고 약하게 표현됩니다.
칠흑의 우주와 푸른 지구를 사이에서 고분분투하는 두 배우를 보노라면
인간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아시게 될 겁니다.
광활한 우주공간 속에서 기계와 공기가 없으면 인간은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.
그러나 지구는 다릅니다.
지구에는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모든 것이 있습니다.
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주는 영화입니다.
이런 우주 영화가 한동안(?) 아니면 다시는 나오기 힘들어 보입니다.
지금 아니면 못 볼테니 꼭 극장에서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.
여기서부터는 읽고 싶은 분들만^^
사실 이 영화가 대단한 점은 우주비행사가 아니면 느끼지 못했을 경험을 체험하게 해준다는데 있습니다.
단순히 우주공간의 액션과 기술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우주와 지구에 대한 인간의 느낌이라고 할까요.
청어람미디어에서 나온 <우주로부터의 귀환>이라는 책이 있습니다.
일본의 저널리스트가 1980년대 우주비행사들과 행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쓴 것으로
우주비행사들이 우주공간을 체험하고 받은 정신적 충격과 내면의 변화가 자세하게 나옵니다.
책에서 우주비행사들이 말하는 것과 영화가 말하는 게 근본은 똑같습니다.
그래비티와 잘 어울리는 문구 몇 개를 소개하며 리뷰를 마치겠습니다.
"지구 저쪽은 아무것도 없는 암흑 천지이다. 완전한 암흑이다. 그 어두움, 그 어둠이 가진 깊이를 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로 상상할 수 없다. 그 암흑의 깊이는 지구의 어떤 것으로도 재현할 수 없다. 그 암흑을 보았을 때 비로소 인간은 공간의 무한한 넓이와 시간의 무한한 이어짐을 함께 실감 할 수 있다. 영원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." P259
"우주에서 지구를 볼 때 너무 아름다워 감동을 받게 된다. 이처럼 아름다운 것이 우연히 탄생되었을 리가 없다. 어느 날 어느 때 우연히 부딪친 소립자와 소립자가 결합하여 우연히 이런 것이 생겨났다는 사실을 절대로 믿을 수 없다. 지구는 그만큼 아름답다. 무슨 목적 없이, 무슨 의지 없이, 우연만으로 이만큼 아름다운 것이 형성될 리 없다. 그런 일은 논리적으로 있을 수 없다는 걸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확신했다. 그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못하고 나만 보고 있는 것이 정말 이기적인 행위처럼 느껴질 정도였다." P255
지구는 우주의 오아시스다.
ps1. 우주라면 또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있는데 바로 '프라네테스'입니다. 만화책이 원작이고 애니로도 나왔습니다.
ps2. 알폰소 쿠아론은 진짜 개쩌는 감독임ㅠ_ㅠ